사람이 먹고 자는 주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주거침입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형법이 규정하는 주거침입 범죄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경우에 성립하고, 집이 아니라 내가 있는 공간 그 자체에 대해서도 누군가가 원치 않는 진입을 하는 경우 성립됩니다. 주거침입죄와 퇴거불응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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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침입죄가 처벌하는 공간의 의미
주거침입죄는 형법 제319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데 "사람의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선박이나 항공기 또는 점유하는 방실에 침입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식사와 숙박을 하는 집(주거)이 아니더라도 관리하는 건조물이나 점유하는 방식에 침입하는 모든 경우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주거침입죄가 보호하는 공간의 의미를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1. 사람의 주거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의미의 집으로서 숙식행위를 중심으로 합니다. 즉, 자고 먹고 하는 데에 사용되는 공간이면 어떤 경우든 주거에 해당하고, 공간에 부속된 건물과 토지(계단, 복도, 정원, 차고) 등도 주거의 범위에 포함됩니다. 또한, 주거에 사용되는 공간이면 어떤 경우든 해당이 되므로 주거용 차량 또한 형법상 주거침입죄에서 보호하는 주거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민사적인 의미로 주택이나 건물은 기둥(보)의 형태를 기본적으로 요구하고 천정도 있어야 완벽하지만, 형법에서는 훨씬 넓은 개념임을 알 수 있습니다.
2. 관리하는 건조물에서 건조물은 주거를 제외한 일체의 건물과 그 건물에 필요한 공간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버려져서 관리가 안 되는 건조물은 주거침입죄에서 보호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관리', 즉 지배나 운영이 되고 있어서 함부로 타인이 침입하는 것을 방지할 만한 인적, 물적 설비가 있는 그러한 공간이면, 주거침입죄에서 말하는 침범금지 공간이 맞습니다.
3. 점유하는 방실이란, 건물 내에서 지배, 관리되고 있는 구획이 된 장소를 말합니다. 그 외에도, 주거나 관리하는 건조물에 해당하지 않는 그 밖의 모든 축조물 등에서도 점유하는 방실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들어가는 화장실이 점유하는 방식에 해당합니다.
4. 선박, 항공기는 일반적인 의미의 배, 비행기를 의미하고, 여기서 선박은 사람의 주거에 상응하는 정도의 규모여야 합니다.
'침입'이란 어떤 행위를 의미할까
침입이란, 주거자, 관리자, 점유자의 의사에 반하여 안으로 들어가는 것, 신체가 직접적으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거자, 관리자, 점유자가 그 공간에 거주하거나 간수할 정당한 법적 권한이 없어도 주거침입죄는 성립이 됩니다. 왜냐면 주거침입죄는 피해자의 그 공간에 대한 민사적 권리를 보호하는 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누구라도 어떤 '공간'을 침범당하지 않을 권리, 평온하게 점유할 권리가 있는데 이것이 침범되었을 경우 형사처벌하는 죄입니다. 판례도 동일한 취지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집의 경우에도 판례는, "복수의 주거권자가 있는 경우 한 사람의 승낙이 다른 거주자의 의사에 직접, 간접으로 반하는 경우에는 그에 의한 주거에의 침입은 그 의사에 반한 사람의 주거의 평온, 즉 주거의 지배, 관리의 평온을 해치는 결과가 되므로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동거남 혹은 동거녀와 공동으로 거주하는 곳에 몰래 다른 애인을 데리고 오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다만, 간통죄에 대한 처벌이 예전과 달라진 이후에는 상간자의 주거침입죄에 대하여도 예전과는 다른 취지의 판례도 나오고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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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한 범죄 '퇴거불응죄'
한편, 형법 제319조 제2항은 "전항의 장소에서 퇴거요구를 받고도 응하지 아니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라고 규정하여 주거침입죄가 성립할 수 있는 환경과 상황에서 퇴거요구를 받았음에도 응하지 아니할 경우 퇴거불응죄에 성립한다고 규정합니다. 법익을 누리는 자의 요구가 있을 것을 조건으로 그 직후에 성립하는 주거침입죄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입니다.
이 퇴거불응죄가 존재함을 통하여 우리는, '공간의 평온'이라는 법익을 누리는 자가 설사 자신의 권리가 침해되었는지 여부를 전혀 몰랐던 경우, 예를 들면 범죄자가 일정한 '공간'에 몰래 침입하여 초소형카메라를 설치한 후 들키지 않은 채 장소를 이탈한 경우도, 이것이 '주거침입죄'에 해당이 되는 처벌대상 행위임을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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